20대 책 추천: 담담하게 우울한 소설 – 밀리의 서재 책 추천

20대는 여러모로 우울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속도로 오늘을 살아가는 20대를 위한 인생 책 추천드립니다. 밀리의 서재 책 추천을 하면서 굳이 우울한 책으로 추천드리는 이유는 우울함만이 주는 위안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 힘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밀리의 서재 책 추천 (우울한 책)



우울한 감정을 다루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텐데요.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깊을 땐 아무리 가까운 사람도 만나기가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혼술하며 책을 읽는 음주 독서도 마음을 달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 책 추천 우울한 책



우울할 때 우울한 책을 읽으면 너무 침울해질까봐 걱정이신 분도 계실텐데요. 읽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둡고 침울하고 비참한 현실을 똑바로 마주보는 소설 책들을 읽다보면 되려 삶에 대한 의욕이 조금씩 생겨납니다.


페르난두 페노아의 ‘불안의 서’는 원고지 2매 분량부터 20매 분량의 짧은 에세이 480여 편이 실린 에세이집입니다. 포르투갈의 국민작가로 알려진 페르난두 페소아는 실패, 모호함과 침묵을 이야기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장된 명예, 번듯한 성공과는 상반되는 가치를 노래하는 작가의 생각을 들어보세요. 페소아는 포르투갈의 도시 리스본에서 베르나르두 소아레스라는 인물을 통해 곤경과 어두움을 그려냅니다. 메세지는 분명하지만 표현 방식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현대 문학의 시발점이라고 불리는 중편 소설입니다. 현대인의 불안과 좌절감을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풀어냈습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평범한 외판원이었던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립니다. 아버지는 그의 모습을 본 뒤, 그를 방에 가둬버리며 직장 상사는 놀라 달아납니다. 그가 늘 사랑해왔던 가족들은 그를 외면할 뿐만 아니라 점점 멸시하기 시작합니다. 예상치 못하게 시작된 끝없는 고독 속에서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은 그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결국 혼자 조용히 외롭게 죽습니다. 그레고르를 불편한 짐으로 여기던 가족은 그가 죽어버리자 비로소 홀가분함을 느끼며 교외로 소풍을 나갑니다.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는 프랑스의 문학상 공쿠르 상을 수상한 소설입니다. 최근 양육에 관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아이가 어릴 때 육아는 그 중요성에 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시기입니다. 레일라 슬리마니는 이러한 사각지대와 그림자를 명확히 꿰뚫어 봅니다. 부모와 자녀, 그 사이에서 양육을 담당하던 보모의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가장 완벽한 보모라고 인정받던 루이즈가 돌보던 아이 두 명을 살해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엄마와 아이의 애착 관계, 그리고 아이와 보모 사이의 관계에서 펼쳐지는 복잡미묘한 상황에 몰입해 보세요.




최진영의 ‘구의 증명’은 이별 후 상실의 아픔을 느끼는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입니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묻게 되는 연인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그려낸 소설입니다. 구의 증명은 평소에 외면하고 싶었던 죽음이라는 주제를 애써 상기시키고 직면하게 만들기 때문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순간보다 전부 읽고 나서 책을 덮은 뒤 곰곰이 혼자 되짚어 볼 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최진영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인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은 제15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캐릭터 설정과 문체 모두 빼놓을 곳 없이 출중해서 만장일치로 당선됐다고 하는데요. 동심을 버리기로 스스로 결정한 냉정하고 서슬한 소녀 캐릭터가 돋보입니다. 현대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포장 없이 낱낱이 해부해 보여주는데 그 문체 자체는 서정적이며 아름답습니다. 오랜만에 잘 쓰여진 문학 작품을 만난 것 같아 독서하는 내내 즐거웠던 작품입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20대 책 추천에서 빠지지 않는 작품인데요. 청춘의 불타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잘 묘사했기 때문일 겁니다. 청순하고 우아한 아가씨 로테와 지적이며 자유로운 청년 베르테르의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인데요. 베르테르가 그녀를 사랑하는 만큼 절절해지는 심정에 감정이입을 하다 보면 나의 첫 사랑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처럼 아름답지만 고통스러운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보니, 연애 소설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걸작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거겠죠?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은 인간에게 숨겨진 추악한 본성을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읽다보면 가슴이 서늘해지지만 등장인물 중 어느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소설입니다. 인간관계를 둘러싼 격언과 옳고 그름에 관해 사회에서 통용되는 원칙이 있지만, 막상 그러한 상황이 본인에게 닥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며 순수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냉혹한 현실에 좌절한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기대했던 이상과 뼈아픈 현실 사이에서 누구도 위로해줄 수 없는 우울함과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모델이 된 작품으로 일본 현대 소설의 대표작입니다. 작품은 주인공 오바 요조가 본인이 겪어온 27년간의 삶을 기록한 3편의 수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상적인 세계와 타락한 현실간의 괴리에서 길을 잃은 청년을 1인칭 시점에서 묘사했습니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금지옥엽 키워진 오바 요조의 가정 환경에 공감하진 못하더라도 그가 겪어온 세상에 공감하긴 쉽습니다. 속물적이고 가식적인 세상에 염세주의를 느껴본 분들이라면 더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보며 애써 쾌활한척 익살을 부리던 어린 시절, 뿌리깊은 인간 불신을 잊고자 술과 담배, 이성을 탐닉하다가 결국 약물 중독으로 정신병원 신세를 지는 주인공의 삶은 극단적이지만 현실적입니다. 애써 포장하려 해도 더러운 현실에 환멸을 느끼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세상이 당신을 속일지라도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살다 보면 어느새 비슷한 상처를 치유하는 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 있을 겁니다.





이상 작가의 ‘날개: 이상 소설전집’은 문학 애호가라면 누구나 아끼는 작품일텐데요. 폐결핵으로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던 이상 작가의 예민함이 빛이 나는 소설을 모은 전집입니다. 죽음이라는 원초적 공포에 맞서 생존을 위해 글쓰기라는 수단을 택한 작가답게 글에 생명력이 넘칩니다. 날카롭게 단련된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자본주의의 본질과 비인간적인 현대사회를 꿰뚫어 봅니다. 문장의 기교와 작품 구성이 돋보이는데요. 일상적인 소재이지만 자조적인 표현으로 본인의 생각을 꾸밈없이 내뱉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허례허식과 거짓, 가식 때문에 벗어날 수 없는 우울감을 경험한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그러한 세상을 구태여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김의 작가의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은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입니다. 애써 외면하고 싶은 현대사회 바닥을 비추며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트랜스 젠더 부모를 둔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으로, 사회적 기준에서의 “인간다운 삶”이 과연 권리일지 혹은 의무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뭐든지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낙관론이 오히려 우울한 그림자를 짙어지게 만들 때도 있는데요.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바꿀 수 없는 사회적 계층이 한 사람의 인생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을 읽고 나면 찝찝한 기분이 드는 동시에 한편으론 삶과 사람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생겨나는 흥미로운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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